======


알베르토 카이로의 숫자는 거짓말을 한다 - 통계와 그래프에 속지 않는 데이터 읽기의 힘

 

이번에도 잘못된 방법으로 지어진 제목의 책을 읽은 것 같다.

책의 내용과 표지를 보면 이 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차트, 그래프 등이 우리의 눈을 얼마나 현혹할 수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제목은 [숫자]가 어떻게 거짓말을 하는지에 대해 고발하는 듯한 내용인데, 이 책은 [숫자]가 아니라 [그래프]가 우리의 눈을 어떻게 속이고 있는지에 대해 말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차트 보는 법을 처음부터 알려준다

우리는 대부분 간단한 차트를 보면 그것이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지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

그러나 책의 저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인지, 차트 보는 방법을 처음부터 가르쳐준다. 가로선은 무엇이고, 세로선은 무엇이며, 차트에 그려지는 점이나 선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까지 말이다.

 

이것보다는 어떤 정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차트를 어떤 데이터에 연관이 있는지 추론하는 과정을 조금 더 깊게 다뤄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책을 보면서 놀랐던 점

책을 보다가 평소에 놓치고 있었던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바로 태풍 경로에 대한 것이다.

나는 평소에 태풍 경로 사진을 보면 표시된 영역이 모두 태풍의 영향을 받는 범위를 표시한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표시된 영역 중 어디로든 태풍의 이동 경로가 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아래 사진과 같이 말이다.

 

아이러니한 점

이 책의 목적은, 독자로 하여금 눈에 보이는 차트를 그대로 믿지 말고, 기반 데이터는 명확한지, 어떤 것을 표현하고 있는 것인지, 그렇게 보이도록 조작된(편집된) 차트는 아닌지 의심해볼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위함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눈을 같은 데이터를 보여주면서 현혹할 수 있는지를 아주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바로 위 차트처럼 말이다.

위 차트는 트럼프 정부가 마치 트럼프 취임 이후부터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 전임 대통령인 오바마때는 취업자 수가 현저히 적었던 것처럼 보이도록 편집한 차트를 발표했었지만, 사실 취업자 수는 오바마 대통령 임기때부터 초기 하락은 있었으나 꾸준히 상승하고 있었다.

그러나, 위 사진과 같이 표를 일부 편집하는 것으로 트럼프 취임 기간의 활약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 것이다.

 

표를 통해 독자를 혼동시키는 방법[기레기를 위한 필독서] 정도로 홍보하면 더 잘 팔리지 않을까 생각되는 책이었다.

이런 정보에 혹하지 말라는 뜻으로 다양한 사례들을 담았는데, 동시에 다양한 사례를 통해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홀릴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게 되어버렸다.

 



======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