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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bond
돈을 빌려주고, 빌려준 돈에 대해 돌려받을 권리를 나타낸 증서, 유가증권이다. 어떤 면에서는 주식, 보통주 또는 우선주와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다르다. 주식은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갖지만 채권은 기업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고 빌려준 돈에 대한 일정한 이자를 받을 권리를 가지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은행이나 대부업체를 통해 돈을 빌리는 대출, 사채와 비슷한 개념이다. 금융업계를 통해 대출을 받으면 그에 따른 이자를 지불해야 하듯이 기업 역시 돈을 빌리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고, 그에 따른 이자를 채권 보유자들에게 지불하는 것이다.
일정한 이자를 지급한다는 것에서 일부 배당주 또는 우선주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배당주와 우선주 역시 주주들에게 일정한 배당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들을 같은 개념은 아니다. 우선 기업에서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법적으로 정해진 강제성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문제점을 인지해 최저배당금을 정해 발행한 우선주도 존재한다. 그러나 배당 지급은 결국 주주들의 찬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대부분의 대주주들은 기업의 임직원 또는 소유주이고, 이들은 이미 기업에서 따로 돈을 받고 있기 때문에 배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주식은 그저 자신들의 재산에 변동성을 주기 위한 하나의 장치인 것이지, 이것으로 무엇을 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주주들이 반대하게 되면 대부분 주주총회에서 해당 의안이 가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주주들이 배당에 대한 필요성, 또는 주주들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지 않는 기업일수록 배당에 대해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주식의 존재 이유는 일반 투자자들이 기업에 자금을 대는 것으로 기업의 기초 자본을 끌어모아 사업을 이어나가기 위한 수단이었지만, 지금의 기업들은 기업의 성장과 주주 사이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배당주의 경우 배당 이익률이 10%를 넘는 곳도 상당수 존재하지만, 채권의 경우 시중 금리와 같이 1~3% 사이를 오가는 이자율이 대부분이다. 채권 이자보다 배당을 지급받는 것이 재산 증식에 더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다는 뜻이다.
보통 채권은 별다른 권리 없이 액면가와 이자율만 명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돈을 빌리는 조건으로 빠져나가는 이자도 아까웠는지, 새로운 개념의 채권이 등장한다. CB(Convertible Bond, 전환사채)와 BW(Bond with Warrant, 신주 인수권부 사채), 전환사채의 등장이다. 전환사채는 쉽게 말해 어떠한 권리를 가진 채권이다. 특정한 권리를 제공하는 대신, 이자율을 일반 채권보다 더 낮게 발행하는 것이다. 그 조건이란, 채권을 현금이 아닌 해당 기업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렇게 새롭게 권리가 붙은 채권은 정말 좋게만 보인다. 채권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들의 기준 가격이 미리 정해져 있으니, 해당 기업의 주가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채권으로 전환한 주식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채권을 발행하면서 빌린 돈으로 사업을 하기 위한 대금을 마련하는 것이니, 기업에 돈이 많이 가면 갈수록 기업의 미래 가치가 더 상승할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우선 기업이 어째서 금융권이 아닌 다른 이들에게 돈을 빌리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가 은행이 아닌 대부업체에서 대출받을 경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기업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채권 발행시 기업은 신용 평가사에 채권에 대한 신용등급을 검사받고, 그것을 채권 투자설명서에 명시해야 한다. 신용등급을 확인하는 것으로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의 신용도가 어느 정도인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얻을 생각으로 채권 청약에 참가하거나 채권을 인수하려는 경우 기업의 재무 건전성은 더 중요하다.
청약으로 얻게 되었든, 매수해서 얻게 되었든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한다 하더라도 그 주식이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어야 보다 주식을 팔기 쉽고, 주가도 알기 쉽다. 그런데 만약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되어 주식시장이 아닌 장외 거래를 하게 된다면 그 주식의 가치가 올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특히 상장폐지된 기업의 경우 횡령, 배임같이 기업의 돈을 빼돌려 재무 건전성이 하락한 경우도 있지만,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제대로 내지 못해 상장폐지가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 전환을 목적으로 채권을 보유하려는 경우 무작정 채권을 들고 있기 보다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에서 어떠한 목적으로 자금을 필요로 하는지, 또 기업의 재무 건전성은 어떤지를 봐야 한다. 그리고 전환사채의 주식 전환 가격은 최근 2개월 이내의 주가를 기준으로 잡히기 때문에 최근 해당 기업의 주가가 갑작스럽게 크게 상승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평소 주가가 1,000원이었던 주가가 갑작스럽게 10,000원까지 상승했을 때 채권이 발행되어 전환가가 10,000원으로 설정되었는데, 이후 주가가 다시 1,000원대로 하락한다면 주식을 전환해봤자 이익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점을 반영해 채권의 주식 전환가격은 주기적으로 조정되고 있다.
또한 채권에는 선물옵션과 같이 풋 옵션과 콜 옵션이 존재하는데, 이것은 각각 기업에서 채권을 일정보다 빨리 갚도록 청구하는 것과, 기업에서 채권을 예정보다 빨리 갚을테니 팔라는 청구들이 가능하다. 필요한 경우 기업에 채권을 상환하도록 요청하는 것은 관계가 없으나 주식 전환을 노리고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기업에서 조기 상환을 요구하며 가져가는 경우 예정이 바뀔 수 있으니 해당 권리를 언제부터 행사할 수 있는지 알아두는 것 또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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