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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변호사인 스티브 캐버나가 쓴 법정 스릴러 소설.
책의 표지는 마치 스릴러 영화의 포스터 중 하나라고 생각될 만큼 깔끔하게 디자인되었으며, 정체를 숨기고 있는 범인의 그림자 속 지폐로 만들어진 나비가 절묘하게 배치되어 있다.
전반적인 전개는 부자연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진범이 누구인지 읽는 이로 하여금 더욱 궁금하게 만들고, 독자가 직접 <열세 번째 배심원>이 누구일지 추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스토리의 탄탄함은 완벽할 뻔 했지만, 약간 무리한 반전의 등장으로 인해 완벽한 스토리에서 깔끔하지 못한, 어딘가 어정쩡한 결말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한다.
인쇄 상태가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종이에 잉크가 묻어 글자 중간 중간 까만 점들이 새겨진 페이지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기도 하고,
아예 페이지 전체에 잉크가 번져있는 페이지가 발견되기도 했다.
내 책만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500페이지가 넘는 도서에서 저런 페이지만 10 페이지가 넘게 나오는 것을 보면 인쇄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대략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잉크가 묻어 까만 점이 있는 것까지는 이해하겠는데, 글자가 번져서 인쇄된 페이지가 몇 장 나와 교환을 문의해봤는데, 이것은 책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교환이 곤란하다는 답을 받았다.
인쇄 상태가 깔끔한 책을 갖고 싶은 것이 누구나 갖고 있을 생각일텐데,
이 책을 사기 전에 인쇄 상태가 깔끔한 책을 사고 싶다면
책을 사기 전에 책의 어느 부분이든 100페이지정도 책의 인쇄 상태를 훑어보고 책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번역에 대해서도 문제가 은근히 많은데,
그 중 하나는 품 속에서 꺼낸 권총의 개머리판(..)으로 사람을 가격하는 장면이 나온다.
상대방에게 들키지 않게 옷 안에 숨길 수 있는 크기인 작은 권총에서,
개머리판이라고 하면 군대를 다녀온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K-2 소총에 어깨 견착을 위한 개머리판을 떠올릴텐데, 권총을 사용하는 장면에서 나와 뜬금없이 장면에 대한 집중을 깨버린다.
물론 권총에도 개머리판이 없다는 것은 아닌데, 어떤 총인지 말해주지 않고 개머리판으로 가격했다는 말만 듣는다면 K2 소총과 같은 총을 둔기처럼 휘둘러서 어깨 견착을 위해 총에 붙어있는 개머리판으로 사람을 가격하는 장면을 생각하지, 권총의 손잡이로 상대방을 내려찍는 상상은 못할 것이다.
이것 말고도 중간 중간 번역기를 돌린 듯 말의 앞뒤가 맞지 않는 문구가 여럿 보인다.
사람을 향해서 <그들은 이제 필요하지 않습니다.>라며 마치 사람이 아닌 물건에 대해 평가하듯 적힌 문구가 있는가하면,
원문에서 <Seriously,>라고 적힌 부분이 있었는지 말하는 중간에 갑자기 <진지하게. ~>라는 식으로 번역이 되어있는 부분도 있었다.
보면서 거슬리는 부분들은 찾아서 출판사 쪽에 보냈더니 담당 부서에서 확인을 하고 수정을 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으니, 추후 수정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번역 실수들과 인쇄 상태, 그리고 클라이맥스 부분이 약간 아쉬웠지만 10점 만점을 줘도 될만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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