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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피도 눈물도 없는 생존전략
'생존전략'이라는 제목을 보고 나는 여러 단체 속에서 흔히 말하는 '줄타기'에 대한 내용을 다룰 줄 알고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읽은 뒤에는 관리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생존전략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전부 다는 아니고, 일부 내용들은 평상시 인간관계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내용들도 여럿 있엇다.
몇 가지 내용들을 짚어보자면
1. 누군가에게 좋지 않은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면 그 사람이 불이익을 받음으로써 이익을 받게 되는 사람을 찾아라.
=>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또는 개인적인 원한으로 다른 사람의 험담을 퍼뜨리는 경우는 의외로 많다.
2. 자신의 지혜를 나타내지 말아라.
=> 지혜로운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 지혜로운 자는 질투와 질시를 피하기 위해 자신의 지혜를 감춘다.
기자는 온나라 주왕과 그 신하들이 유흥에 빠져 날짜도 분간하지 못할 때, 혼자 제정신인 것을 그들이 알게 된다면 자신을 시기하는 이들이 생길 수도 있음을 알고 자신 또한 그들처럼 날짜를 모른다고 답해 화를 피했고,
제나라의 습사미는 전성자의 누각을 가리는 나무들을 베어내던 중 전성자가 무언가 일을 꾸미기 위해 누각을 찾기 힘든 곳에 지은 것을 알고는 누각을 가리는 나무들을 베어내는 것을 멈추어 화를 피했다.
3. 다른 이에게 속내를 들켜서는 안된다.
=> 속내를 드러내지 말라는 것이 아닌,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신비로운 사람이 되라는 말이다.
한비자는 군주가 신비력을 상실하면 신하는 '호랑이'로 돌변하여 군주의 등 뒤를 노리고, 군주가 이를 모르면 '호랑이'가 된 신하는 잠시 이빨을 숨기고 '충견' 행세를 한다. 군주가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충견'의 탈을 쓴 '호랑이'의 수는 급증하게 되고, 어느 순간 호랑이는 군주를 물어 죽이게 된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부하 직원 등)이 충분히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자신이 나서지 않고, 어느 정도 뒤에서 바라봐야 한다.
4. 세 사람과 의논하면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는다.
=> 노나라의 애공은 '계씨' 세력인 신하들의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했기 때문에 온 신하들과 상의를 해도 나라는 점점 혼란스러워질 뿐이었다. 이에 '안자'가 애공에게 조언하길, 같은 '뒷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아무리 많다고 한들 결국 한 집단의 사람들과 상의하는 것이니 한 사람과 의논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조언하였다.
내가 신뢰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사람이 나에게 공정한 조언을 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5. 명예를 구하려는 이에게 이익으로써 설득해 봐야, 천하게 대접을 받으며 쫓겨날 뿐이고, 반대로 이익을 취하려는 이에게 명예로써 설득해 봐도 역시 생각 없는 사람 취급을 당하며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 사람의 성향에 따라 맞는 조언이 다르다. 이는 그 사람의 성향에 따른 차이일 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조언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다.
6. '현명한 지혜를 지닌 사람'과 '그 사람이 군주를 위해 일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 비중이 한 말이며, 아무리 '인의'가 중요하다 할지라도 그 인의가 군주를 위해 사용되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비중은 주나라의 주왕에게 서백창은 현명한 사람이지만 군주를 위해 일하지 않고 백성을 위해 일하니 백성들은 군주가 아닌 서백창을 따르게 될 것이라며 이를 경고했지만 주왕은 이를 듣지 않았고, 주나라는 결국 멸망하였다.
권력을 쥔 똑똑한 부하가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되면 그 칼 끝이 상사를 향하게 된다는 것인데, '관은 머리에 써야 하고, 신발은 발에 신어야 한다'는 말처럼 정확한 위상과 적당한 권한이 있어야 하고, 어떤 경우에도 그 경계를 넘나드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7. 상대방이 천하다고 생각된다고 감정적으로 대해서는 안된다.
=> 제나라의 이월야는 왕가 술을 마시던 중 잠시 밖으로 나가 문에 기대어 서 있었는데, 형벌로 발이 잘린 문지기가 자신에게 다가와 술을 달라 간청하자 형벌을 받은 자가 어찌 술을 간청하냐며 화를 내었고, 문지기는 바로 돌아가는 척하고 이월야가 다시 술을 마시러 들어간 뒤 문 앞에 물을 뿌려 마치 누군가 소변을 본 듯한 형상을 만들었다.
잠시 후 밖으로 나온 왕은 이 자국을 보고 분노하며 범인을 찾았고, 문지기는 재빠르게 누가 이렇게 했는지는 모르나, 이월야가 그 곳에 서 있었다고 증언하였고, 이에 분노한 왕은 이월야에게 죄를 물어 죽이고 말았다.
'사람 일은 모른다'는 말처럼, 천하다고 생각해 문지기를 막대한 이월야는 그 값을 자신의 목숨으로 치르게 된 것이다.
책에서는 똑똑한 부하들이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해줘야 하지만, 최종 결정에 대한 권한까지 주어서는 안된다고 한다. 그렇지 않고 상사의 개입 없이 부하 직원이 모든 것의 결말을 지을 수 있게 생각하게 되는 순간, 상하관계는 역전된다고 하며, 자신이 모르는 분야를 부하 직원이 알고 있다 하여 전적으로 맡기지 말고, 자신 또한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을 공부해 일의 우위를 빼앗기지 않아야 권력의 우위 설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8. 다른 사람을 무시하지 마라.
=> 사람을 가장 자극하는 극적인 요인은 바로 '무시'라는 것은 실제 여러 설문 조사에서도 드러났다고 한다.
문지기를 무시해 목숨을 잃게된 이월야처럼 되지 않으려면 다른 사람을 무시하지 말자.
9. 리더가 자신의 힘을 강화하는 몇 가지 방법들.
<모르는 척 말하기, 넘겨짚어 말하기, 엉뚱하게 말하기, 꾸며서 말하기>
=> 모르는 척 말하기
주나라 군주는 실제로 잃어버리지 않은 옥비녀를 잃어버렸다고 말해 신하들의 무능함을 꾸짖는 것으로 자신의 힘을 강화했다고 한다.
넘겨짚어 말하기
송나라에서 재상을 지냈던 대관은 이사의 집에 몇몇 사람들이 드나든다고 넘겨짚어 말하며 신하에게 이를 살피라 말을 하며 이를 살펴보라고 명하자, 실제로 이사의 집에 의심스러운 사람들이 드나드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고,
상나라의 재상은 신하에게 시장을 둘러보고 오게한 뒤 정말로 특별히 보고 왔던 것이 없었는지 넘겨짚어 묻는 것으로 시장의 상황을 파악했다고 한다.
엉뚱하게 말하기
연나라의 재산이었던 쟈지가 대문을 바라보다가 신하들에게 백마가 대문으로 뛰어나간 것이 아니냐고 소리를 지르자 신하들은 백마가 내달리고 있다고 하는 대답을 듣고, 자신의 신하들이 얼마나 불성실한 자들인지 알아냈다고 한다.
꾸며서 말하기
위나라의 사공은 신하에게 나그네로 변장한 뒤, 검문소에 뇌물을 주고 검문을 통과하라고 시킨 다음, 검문소의 관리들에게 뇌물을 받고 검문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을 꾸짖었다고 한다.
이는 영국의 티비 프로그램인 <언더커버 보스>가 생각나는데, 이처럼 평소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장해 실제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 수 있다.
10. 솔선수범을 하지 않아야 일이 잘 돌아간다.
=> 나서서 일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나서서 일을 하되,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손수 나서지 않고 조직을 통제하는 것이 더 일이 잘 돌아간다는 뜻이다.
군주가 신하들에게 백성들의 관리를 맡긴 것처럼, 각자의 역할에 맞는 일을 할 때 최고의 효율이 나온다는 말이다.
11. 아무리 좋은 물건일지라도 쓸 수 없다면 쓸모없는 물건이다.
=> 제나라의 전중이라는 인물에게 송나라의 굴곡이 찾아가 그 무엇으로도 구멍을 뚫을 수 없는 돌과 같이 단단한 표주박이 있어 전중에게 선물하러 왔다고 말하자, 전중은 표주박은 구멍을 뚫어 걸어놓아야 쓸모가 있는 것인데 구멍을 못 뚫는 표주박이 무슨 쓸모가 있냐며 물었다.
이에 굴곡은 자신 역시 원래의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는 물건이라 버릴 예정이었다며 아무리 지혜롭고 학식이 높은 사람일지라도 남의 은혜로는 먹고 살지 않겠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으며 나라를 위해 일하는 것도 아닌 전중같은 사람은 쓰지 못하는 표주박처럼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비꼬았다고 한다.
이와 같은 일화로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없으면 나에게는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하며 '나의 부하'는 없고 단지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하'가 있을 뿐, 직책상 상하관계라고 해서 모두가 나의 부하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결국 부하의 문제는 나 자신의 문제가 되며, 부하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은 상사인 나의 무능력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하며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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