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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6개월만에 건물주가 되었다. 부럽지?>
이것이 이 책을 쓴 목적이자, 전체 내용을 축약하면 위 문장으로 정리가 가능하다.
놀랍게도 재테크 서적도, 자서전도 못 되는 책. 종이가 아깝다는 생각도 든다.
정말 놀라운 것은 이 책이 부동산/경매, 재테크일반으로 분류되어 있다는 것이다.
책 내용은 70%의 자기 자랑과, 남들에게 해보고 싶은 그럴듯한 말들과
27%의 자신에게 컨설팅을 받은 유튜브 시청자와
3%의 약간의 부동산 지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312페이지 중 290페이지 이상이 자기 자랑과 재테크와는 전혀 상관 없는 본인이 남들에게 그냥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실제 재테크와 관련된 내용은 자신이 땅을 샀고, 그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돈으로 건물을 지은 다음, 그 집을 전세로 내놓아 계속해서 자산을 굴려나갔다는 내용들이다.
책 챕터 사이 사이 남는 여백 페이지에는 분위기있는 흑백 사진에 그럴듯한 문구가 적혀있는데, 한때 인터넷에서 유행한 <명언처럼 꾸미기>라는 그저 그런 말을 그럴듯한 말로 꾸미는 방법이 생각날 뿐이다.
차라리 책 내용이 지식 전달 목적에 충실했으면 <음, 생각이 남다르네.>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을 텐데, 전체적인 책 내용과 더해져 전해지는 감상은 별 감흥이 없다.
정작 부동산 투자 관련 서적에서 중요한 입지 조건이나, 유동인구, 주변 환경 파악 등에 대한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저자가 부동산 투자를 시작할 때 자본금은 5천만원이었다는데, 부족한 돈은 장모에게 빌렸다는 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5천만원+@인지, 그 돈을 포함해서 5천만원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중간에 토지를 구매했던 이야기를 하며 나온 자본금도 참 아이러니한데, 종잣돈 4천만원과 마이너스 통장 4천만원이다.
대출도 아닌 마이너스 통장 4천만원.
마이너스 통장으로 4천만원.. 자세히는 모르지만 적어도 대출보다 마이너스 통장 한도가 매우 낮다는 것은 알고 있다.
책 중간에 대기업 연봉 이야기가 나오는데, 연봉 8천만원 이상이라고 하면 꽤 많은 축에 속하지만, 실제 생활비나 교육비 등을 제하면 실제 수중에 있는 돈은 200만원도 채 못될 것이라고 한다.
일반인은 연봉 8천만원은 상상도 못할 일인데, 그마저도 그냥 약간 많은 정도라고 일축하는 것을 보고 저자의 경제관념을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다.
참고로 저자는 기아ㆍ현대 자동차에서만 18년동안 일했다.
10년 후 자신이 쉰셋이 된다고 적은 것을 보면 마흔셋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가 책에서 직접 밝힌 자신의 나이와 자신의 근속년수를 통해 대학 졸업 이후 바로 대기업에서 쭉 일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컨설팅 이야기도 나오는데, 신청자의 종잣돈이 얼마이고, 어느 지역을 추천했다, 정도이다.
자신의 투자 이야기는 어지간히 공유하기 싫었던지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5년 전 경기도 남부에서 자기 투자금 없이 건물을 소유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이야기하는데, <경기도 남부 ○○지구>라고 적어놨다.
그냥 경기도 남부의 어느 지역이라고 어물쩡 넘어가도 되는 곳을 굳이 ○○지구라고 적어놓은 것은 5년이 지난 지금에도 해당 지역에 대한 지역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지만, 공유하기 싫다는 거다.
차라리 자신이 조사하면서 모아놓은 잡다한 자료들을 정리하지 않고 정리해놨어도 이것보다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이 책에서 나오는 투자법을 대략적으로 보면
1. 토지를 산다.
2. 택지지구 토지 분양시 80%의 토지담보 대출이 된다.
3. 건축업자에게 건출을 맡긴다. 돈이 모자라는 경우 전세 계약 시 전세금으로 부족한 돈을 납부하기로 계약할 수 있다.
4. 건물 완성.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그 외에 투자지역 선정조건이랍시고 소액 투자가 가능한 곳, 서울 인접지역이며 3년 내 변화가 예상되는 곳, 인구 꾸준히 증가되는 곳, 지역 개발이 계속 이루어지는 곳을 말하는데, 누구나 생각해볼법한 조건들이 궁금하다고 이 책을 사서 보는 사람은 없지 싶다.
월급쟁이가 아닌 자신을 굳이 <월급쟁이 건물주>라고 명명하는 점이나, 책 제목인 <내가 6개월만에 건물주가 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독자들에게 은연중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명칭과 눈에 띄기 쉬운 제목을 선정한 것을 봤을 때, 이 책을 출간한 목적은 그저
<자랑은 하고 싶은데, 내 투자 비법은 절대 알려주기 싫고, 책은 많이 팔렸으면 좋겠어!> 정도인 것 같다.
뭐, 중간중간 계속해서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구독자 수를 어떻게든 늘려서 자신의 수익을 늘려보려는 생각도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돈 주고 읽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차라리 지나가는 일면식 없는 사람에게 책값을 쥐어주거나, 이런 책을 읽고 싶다면 차라리 자서전을 사거나, 부동산 공부가 하고 싶은 거면 제대로 된 부동산 서적을 사서 읽어보라고 추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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