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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질문으로 승부하라 질문, 고객의 OK를 불러오는 효과적인 설득법 - 오정환 저

 

저자는 오정환이지만 네이버에는 김태수라고 나온다. 무언가의 오류인듯.

 

2008년에 출간된 동명, 동저자의 책이 있는데, 그 책의 개정판이다.

2008년에 출간된 책은 절판되지도 오래되었고, 그렇게 인기있던 책도 아니었던 것 같으니 아마도 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솔직히, 표지갈이만 한 것 아닐까?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2018년이 아니라 2000년대 초반에 출간된 책을 읽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책 중간중간 참고자료로 나오는 도서들은 전부 2000년대 초반에 출간된 책이고, 중간중간 예전에는 사용했으나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도 여럿 보인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가망고객"이라는 단어인데, 요즘은 "잠재고객"이라는 단어를 쓰지 저런 단어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그림이 너무 구닥다리다

할 거면 표지갈이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도 좀 깔끔한 것으로 바꿨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놀랍게도 그림은 2008년 출간된 책과 전혀 다르다. 하지만 바뀐 그림 역시 2008년에 출간되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구리다.(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놀라운 점은 이 책은 2018년에 출간된 책이라는 것이다.

 

자료가 죄다 2008년도를 기준으로 멈춰있다

중간중간 다른 책들도 소개되는데, 죄다 2007년에 출간된 책이다. 이 말은 뭐냐, 저자는 이 책의 개정판을 쓸 때 다른 자료를 찾아보지 않았거나, 그냥 내용 첨삭 자체를 안했다는 것이다.

제일 짜증나는 점은, 소개된 책을 읽어보고 싶어서 찾아봤는데 죄다 절판되어서 지금은 읽을 수 없는 책들 뿐이었다는 것이다. ㅡㅡ;;

 

가스라이팅인가 영업인가

예, 아니오가 아닌 선택지를 제공하라고 한다. 예를 들어 술집에서 요리를 주문받았다면, "술을 드실건가요?"하는 것이 아니라 "술은 소주와 맥주, 어느 것을 드실건가요?"라고 묻는 것이다.

고객이 이미 의사가 있는 것처럼 가정하고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인데, 이거 당하는 입장에서는 기분이 아주 뭐같다.

중요한 점은 이렇게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절하기 어려워한다는 것을 알고 그런다는 점에서 더욱 악질이다.

 

밥 더 드릴까요?

커뮤니티에서도 올라오기만 하면 한창 불타는 주제인데, 식당에서 직원이 "밥 더 드릴까요?"하고 묻는다면 이것이 밥을 서비스 무료로 준다는 뜻이지, 추가 주문을 하겠다는 의견을 묻는 것이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식당 "밥"더 드릴까요" 논란: Google 검색

 

www.google.com

 

고객님, 새 보험을 가입하셔야만 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인데,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뜬금없이 "고객님, 지금 가입한 보험말고 다른 보험을 가입하셔야만 합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는데, 지금 내가 가입한 보험이 사라지기 때문에 다른 보험으로 갈아타야만 한다는 뜻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쌍팔년도도 아니고, 저딴 식으로 영업을 하면 욕 얻어먹기 딱 좋은 방법이다.

 

물론 어느 정도 선을 지키는 선에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정말 유용한 방법이겠지만, 도를 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갑이 을에게 물건을 팔아주러 간 것 같다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에게 하는 예시 멘트를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a : 지금 제품을 가져오셨나요?
b : 지금 제품을 가져오면 구매하시겠습니까?

a : aa효능말고 bb효능이 있는 제품이 있나요?
b : bb효능이 고객님께 꼭 필요한가요?

a : 남편과 상의해봐야겠어요
b : 내 건강을 남편이 지켜주지 못하고, 내 자식도 지켜주지 못합니다. ..생략..

a : 남편과 상의를 해야겠어요.
b : 고객님, 일주일에 식재료비가 얼마나 나가나요?
a : 음.. 10만원 정도?
b : 그러면 고객님은 장을 볼 때마다 남편의 허락을 묻나요?
a : 아니오.
b : 이 제품의 가격 역시 10만원 정도이고, 기능성 건강식품은 거의 여성분이 알아서 구매하지, 남편과 상의하는 경우는 보기 어렵습니다.

이거 전부 가스라이팅이잖아

 

고객님, 주변 지인들 좀 소개시켜주십쇼!!

가망고객(잠재고객)을 확보하는 방법도 볼만하다. 기존고객으로부터 소개 혹은 추천을 받으라는 것인데, 당당하게 "고객님, 주변에 소개해줄 만한 지인이 있습니까?"하고 물어보라는 것이다.

이런건 얼굴만 아는 데면데면한 사이에서는 사용해선 안되고,(상대방에게 실례다.) 어느 정도 친밀한 관계에서나 할 법한 요청인데, 겉핥기로 배우고 아무 상대에게나 이런 요청을 남발하는 사람들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물론 저자는 급발진하는 요청을 하지 말고, 어느 정도 간을 본 다음(평소에 고객 관리를 정말 잘해야 한다고 한다.), 적절한 시기에 요청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영업직 신입이라면 손해는 안 볼 책

지금까지 불평만 말해놓고 갑자기 추천을 하는 것이냐고 생각할 것이다. 갑자기 유턴을 해버리긴 했는데, 저런 내용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내용 자체는 2008년에 작성된 것들이 그대로 넘어온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세상에 사용하면 큰일날 것 같은 내용(위에 적은 내용들)들은 책을 읽는 사람이 알아서 잘 걸러내야 하는 것이다.

 

유명 유튜버, 커뮤니티에서 유명한 사람들 등 어느 정도 인지도만 있다면 쉽게쉽게 책을 펴내는 것이 요즘 세상이다. 그러나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책을 쓰고, 잘 팔려면 그만큼 유명해야 하는 것은 같지만, 과거에는 진짜 실력이 있는 사람들이 유명해졌고, 책을 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2008년이라면 지금과 같이 출간의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 시대였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가장 큰 특징은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하나는 예시를 들기 전 개념 설명을 하는 문장이 무난한 것보다 약간 못 쓴 정도이고,

다른 하나는 예시 대화에서 보여주는 대화의 수준이 아주 뛰어다나는 것이다. 어느 정도냐면, 무난한 것보다 약간 못 쓴 정도의 개념 설명이 예시를 보고나면 더럽게 못 썼네, 하고 생각이 들 정도이다.

 

책을 직접 봐야지만 느낄 수 있는 내용인데.. 대충 "이런 예시를 저딴식으로 설명을 했다고??"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예시가 등장하지 않는 책 중반부까지는 읽는 것이 조금 지루하다. 내 경우에는 "이번 책은 망했구나"라는 생각을 책 중반까지 했었다.

 

그러나 고객과의 대화 예시를 보면 그 생각이 바뀌게 된다.

특히 영업인이라면 고객과 첫 대면에서 어떤 식으로 영업으로 흐름을 이어갈까 고민할 수 밖에 없을텐데, 그 부분의 예시가 정말 굉장하며, 섬세하고 이해하기 쉽게 되어있다.(이 글도 다시 보면 영업 도입부에 대한 불평은 적지 않았다.)

누구나 고민하고,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것이 흐름을 만들기 위한 쿠션멘트일텐데, 그 부분에 대한 내용들은 "굉장하다"라는 말밖에 하지 못할 정도로 뛰어났다.

 

또한 영업에 필요한 4가지 단계를 잘 구분해서 가르쳐주는데, 이 내용은 일부러 글에 적지 않았다.

책을 보면 알 수 있으나, 궁금하다면 읽어서 손해는 보지 않을테니 직접 읽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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